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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울산대 방화 사건, 징역 1년 6개월 선고

by thenofaceissue 2025. 5. 11.
출처: 네이버지도



  2025년 2월, 울산대학교 캠퍼스를 휩쓴 연쇄 방화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국제 교류의 현장에서 발생한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한국의 교육 현장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일으킨 이례적인 사건은 범행의 동기, 수사 과정, 그리고 재판 결과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사건의 발단은 2025년 2월 19일 오후 1시 18분경, 울산대학교 캠퍼스 내 여러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화재였다. 캠퍼스 내 야산, 인문대학 건물 인근 등 총 4곳에서 연이어 불길이 치솟았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소방 당국과 경찰은 즉각 출동하여 진화 작업에 나섰다. 다행히 초기 진화가 신속하게 이루어져 인명 피해나 건물 전체로 확산되는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자칫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화재 현장 조사 과정에서 경찰은 방화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특히, 최초 발화 지점 인근에서 불에 탄 중국어 서적과 공책 등이 발견되면서 용의자의 국적이 중국인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캠퍼스 내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경찰은 사건 발생 시간 전후로 화재 현장 주변을 배회하는 한 남성을 포착했고, 탐문 수사를 통해 그의 신원을 특정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울산대학교 교환학생으로 재학 중인 20대 중국 국적의 A씨였다.

A씨는 범행 후 곧바로 출국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긴급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공항에서 그를 붙잡았다. 범행 발생 불과 몇 시간 만에 신속하게 용의자를 검거한 것은 추가적인 피해를 막고 사건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캠퍼스 내 여러 곳에 불을 지른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사에 난항을 겪게 하는 요인이 되었으며, A씨의 정신 상태나 범행 전후의 상황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경찰은 A씨의 주변 인물, 학교 관계자 등을 상대로 A씨의 평소 행적, 심리 상태, 범행 가능성 등을 다각적으로 조사했지만, 명확한 범행 동기를 밝혀내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외국인 유학생의 일탈 행위로 치부하기에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곱씹어 볼 만한 지점을 남겼다.
첫째, 한국 사회의 개방성과 다문화 사회로의 이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외국인 유학생은 언어, 문화, 생활 방식 등 여러 면에서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러한 어려움이 극단적인 방식으로 표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대학 측의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지원 시스템이나 정신 건강 관리 체계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둘째, 범행 동기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향후 유사 사건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단순한 우발적 범행인지, 아니면 특정 불만이나 정신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계획적인 범행인지 밝혀지지 않음으로써, 유사한 상황에 놓인 다른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도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 존재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셋째, 외국인 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외국인 범죄는 국내 범죄와는 다른 문화적, 사회적 맥락을 가질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보다 섬세하고 전문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범죄 예방 교육 강화, 상담 지원 확대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사건을 담당한 법원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A씨가 캠퍼스 내 여러 곳에 불을 질러 다수의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점, 범행 후 도주를 시도한 점 등을 고려하여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일부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정신 감정 결과 심신미약 상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울산대학교 연쇄 방화 사건은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형태로 불거져 나올 수 있는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외국인 유학생의 증가는 대학 사회에 다양성과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문화적 차이, 소통의 어려움, 사회적 고립감 등 다양한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대학을 비롯한 우리 사회 전체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한 관심과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입국 전후 교육 강화, 상담 및 멘토링 프로그램 확대, 문화 교류 활성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할 수 있다. 또한,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대학 캠퍼스 내 안전 관리 시스템을 점검하고,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결국, 울산대학교 연쇄 방화 사건은 우리 사회가 더욱 성숙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해 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범죄 사건으로 치부하기보다는, 그 이면에 담긴 사회적 의미를 깊이 성찰하고, 외국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3000자의 긴 여정을 통해 되짚어본 울산대학교 방화 사건은 우리에게 안전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위한 끊임없는 고민과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