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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슈

뉴욕 증시 이틀간 9652조 원 증발…관세 충돌 여파

by thenofaceissue 2025. 4. 6.

트럼프 대통령 사진



2025년 4월 초, 뉴욕 증시는 역사상 손꼽히는 대폭락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틀간의 주가 하락으로 뉴욕 증시에서만 약 6조6000억 달러, 한화 약 9652조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주요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관세 부과 발표와 이에 대한 중국의 강력한 보복 조치였다.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서 연설을 통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대규모 관세를 다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산업과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자신이 재선되면 이를 즉시 시행할 것이라 말했다. 이 발표는 즉시 시장에 영향을 주었고,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반영해 주식을 대거 매도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단 하루 만에 대응에 나섰다. 4월 3일,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자동차, 기술 제품에 대해 최대 34%에 달하는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시는 물론 글로벌 증시 전반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 모두 이틀 연속 큰 폭의 하락을 보였으며,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공식적으로 ‘약세장’에 진입했다.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 대형 기술주의 주가가 일제히 무너지며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관세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경우 기술 업종의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며, 이는 장기적인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 정보 서비스인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이번 폭락은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의 ‘검은 목요일’을 상기시킬 정도로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특히 하루 기준으로 약 3조 달러 이상이 증발한 4월 4일은 역대 최대 손실액에 가까운 기록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제롬 파월 의장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관세 인상은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할 수 있으며, 이는 금리 인하라는 대응책을 어렵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은 금융시장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급격한 통화정책 변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금융 이벤트를 넘어 미국 정치와 국제무역 질서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UBS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관세 부과 발언은 트럼프의 정치적 전략이자 대선 유세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그 여파는 단기적으로 매우 현실적인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금융 대혼란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 리조트에서 골프 라운드를 즐기는 모습을 SNS에 올렸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Truth Social 계정을 통해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미국은 다시 위대해질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지지자들로부터는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금융계에서는 이 같은 태도가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거세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히 강화되었고, 금 가격은 온스당 23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비트코인과 같은 고위험 자산은 함께 하락하며 ‘디지털 금’이라는 명성에 의문을 남겼다.

시장에서는 이번 폭락 사태가 단기적인 조정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장기적인 침체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글로벌 경제가 다시 한 번 정치적 불확실성과 무역전쟁의 그림자 속에 놓였다는 사실이다.

향후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발언, 중국의 대응 수위, 그리고 연준의 정책 방향 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일수록 분산 투자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일시적인 공포에 휘둘리지 않는 전략적 대응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