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 기술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혁신이 발표되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와 조지아공대 공동 연구팀이 세계에서 가장 작은 심장박동기를 개발해 공개한 것이다. 이 장치는 쌀알보다도 작은 크기로, 주사기를 통해 인체에 삽입할 수 있으며, 외부의 빛 자극을 통해 심박동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존의 심장박동기가 수술을 통해 삽입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제거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위험을 동반한 것에 비해, 이 새로운 장치는 인체에 삽입된 후 자연 분해되는 혁신적인 생체의료 기술이다.
쌀알보다 작은 크기, 정밀하게 설계된 구조
이 초소형 심장박동기는 약 0.04그램으로, 쌀알 한 톨보다 작고 가볍다. 크기가 작다는 것은 단순한 경이로움 그 이상을 의미한다. 특히 선천성 심장 질환을 가지고 태어나는 신생아나 조산아들에게 기존 심장박동기를 적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기존 박동기는 전선과 배터리, 제어 장치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크기와 무게 면에서 제한이 많았다. 하지만 이 새로운 초소형 박동기는 주사기를 통해 삽입이 가능할 만큼 작고 가벼워, 신생아 심장에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체내 자연 분해되는 생체적합 소재 사용
이 박동기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생분해성 소재로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인체 내에 삽입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체액에 의해 분해되어 사라진다. 이로 인해 별도의 제거 수술이 필요 없으며, 감염 위험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사용된 소재는 생체적합성을 고려해 설계되었으며, 체내에 머무는 기간과 분해 속도는 환자의 상태와 목적에 따라 조절 가능하다.
무선 웨어러블 장치와 연동, 빛으로 작동 제어
기존 심장박동기는 배터리 전력을 이용해 심장 근육에 전기 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작동했지만, 이 새로운 장치는 체외에서 착용하는 무선 웨어러블 장치와 연동된다. 이 웨어러블 장치는 심장 리듬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이상이 감지될 경우 초소형 박동기에 빛을 보내 작동을 유도한다. 박동기 내부에는 광반응성 스위치가 내장되어 있어, 특정 파장의 빛을 인식하면 즉시 전기 자극을 발생시켜 심장 박동을 조절한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의 유선형 박동기에 비해 감염률을 줄일 수 있으며, 물리적인 연결 장치가 없기 때문에 신체 활동이나 성장에도 방해가 되지 않는다. 특히 신생아나 성장기 환자에게는 중요한 장점이다.
갈바닉 전지로 작동, 외부 배터리 불필요
또 하나의 기술적 성취는 **갈바닉 전지(galvanic cell)**를 활용한 에너지 공급 방식이다. 박동기는 체액에 존재하는 이온과 반응하여 전기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작동되며, 별도의 배터리를 내장하지 않아도 된다. 이로 인해 장치가 훨씬 가벼워지고, 분해 가능성이 생긴다. 또한 배터리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학 물질 누출 위험도 제거된다.
임상 적용을 위한 단계적 시험 진행 중
현재 이 초소형 심장박동기는 동물 실험을 통해 안정성과 효과를 입증하였으며, 인간 사후 심장 조직에서도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연구진은 향후 2~3년 내에 인간 대상의 임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장치는 임시적인 심박 조절이 필요한 환자, 수술 후 회복 기간이 짧은 환자 등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생체이식 장치 개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기술의 미래를 여는 열쇠
이러한 초소형, 생분해성, 무선 연동 심장박동기의 개발은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의료 현장의 접근성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수술이 어려운 환경이나 응급 상황, 또는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의료비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이 기술은 향후 다양한 형태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노스웨스턴대학교 연구팀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심장 외에도 신경 자극, 약물 전달, 기타 생체 신호 조절 장치로의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기술과 생명공학의 경계가 점차 흐려지고 있는 오늘날, 주사기로 삽입 가능한 초소형 심장박동기의 등장은 분명히 차세대 의료 기술의 방향을 제시하는 강력한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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