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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슈

미국 여행 보이콧 확산…억대 달러 손실 우려

by thenofaceissue 2025. 4. 17.

공항 사진

 

  최근 미국을 방문하려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요인이 아니라, 여러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 여행 보이콧(Boycott America)' 움직임에 따른 결과다. 미국 내 정치 상황, 인권 문제, 외교 정책에 대한 반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글로벌 관광 지형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캐나다: 60억 달러 손실 예고…항공편도 감축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국가는 바로 미국의 이웃 캐나다다. 최근 캐나다 전역에서는 SNS를 중심으로 “#BoycottUSA”, “#TravelLocal” 같은 해시태그 캠페인이 번지며, 미국 대신 국내 여행을 선택하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포브스(Forbes)는 2025년 한 해 동안 이 같은 현상으로 인해 미국 관광 산업이 최대 60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캐나다 항공사는 실제로 미국행 항공편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주요 도시에서 출발하는 미국 노선의 예약률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캐나다 연방정부도 자국민에게 해외보다 캐나다 내 지역을 우선 여행하라는 권고를 내리며 이 움직임을 묵묵히 지지하고 있다.


영국과 유럽: “우리는 더 이상 미국에 가지 않는다”

영국도 예외는 아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은 최근 미국을 방문하는 영국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14.3%나 줄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한 여행 취소를 넘어, 미국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가디언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반이민 정책이 영국 젊은 세대의 반감을 자극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영국 배낭여행객 레베카 버크가 미국 공항에서 억류된 사건은 큰 충격을 주었으며, 많은 여행자들에게 '위험국가'로서 미국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유럽 대륙에서는 독일, 아일랜드,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등이 자국민에게 미국 여행에 유의하라는 경고문을 발령한 상태다. 독일 관광청은 2025년 들어 미국 여행객 수가 28%나 줄었다고 밝혔다. 스페인도 유사한 추세를 보이며, 약 25%에 달하는 감소율을 기록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아시아·북유럽으로 눈 돌려

호주 역시 미국 여행객 수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 2025년 3월 기준, 미국을 찾는 호주 여행객 수는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근접한 감소율이다. 미국의 정치 불안정성과 총기 사건, 인종차별 문제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대신 호주인들은 일본, 대만, 한국, 북유럽 국가 등으로 여행지를 변경하고 있다. 호주 주요 여행사들은 아예 미국 노선 광고를 줄이고, 아시아와 유럽의 패키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뉴질랜드 또한 유사한 경향을 보이며, 미국 대신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지역’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멕시코: 국경 갈등 여파…방문객 6% 감소

미국과 국경을 맞댄 멕시코도 예외가 아니다. 2025년 초부터 새로운 국경 단속 규정이 시행되면서 멕시코인의 미국 방문이 줄고 있다. 멕시코 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멕시코인의 미국 방문은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이는 단순한 규제 때문이 아니라, 미국 내 멕시코인에 대한 차별 문제와 국경 지역에서의 갈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적 파장: 최대 200억 달러 손실 우려

이처럼 미국을 기피하는 국제적인 움직임은 단순한 감정적 반발을 넘어서, 미국 관광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미국 여행 산업은 연간 수천억 달러 규모의 외화를 유치하는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금융 전문 매체 파이낸셜 익스프레스는 “이러한 여행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5년 미국은 최대 200억 달러의 외화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뉴욕, LA, 마이애미, 라스베이거스처럼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도시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정치적 이유가 불러온 관광 불황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단순한 여행 트렌드 변화가 아닌 ‘정치적 감정’이 있다고 분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함께 다시 부각된 반이민, 보호무역, 고립주의적 외교 정책이 전 세계인의 공감대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행은 가장 개인적인 소비 행위이자 감정적 판단이 개입되는 영역이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와 국가 이미지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지금의 미국은 그 이미지를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변화하는 여행 지형…미국의 과제

현재의 미국 여행 보이콧 현상은 단기적인 흐름일 수도 있지만, 그 뿌리는 깊고 복합적이다. 미국은 이제 관광 정책을 넘어서, 외교와 사회 전반의 이미지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과거 ‘자유와 기회의 나라’로 불렸던 미국이 지금은 ‘위험하고 불친절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여행 문제로 끝날 사안이 아닐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미국은 보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국가로 회복되기 위한 전환점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 여행 산업은 단순한 경제 부문이 아닌, 국가의 외교와 이미지를 상징하는 거울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