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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슈

미국 관세 폭탄, 글로벌 다이아몬드 산업 흔든다

by thenofaceissue 2025. 4. 18.

다이아몬드

 

  2025년 들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글로벌 다이아몬드 산업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의 일환으로 중국, 인도, 캐나다, 유럽연합 등 다양한 국가에서 수입되는 고부가가치 품목에 대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보석류, 귀금속, 다이아몬드 등은 대표적인 표적 품목이 되며 세계 보석 시장에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미국은 최근 특정 다이아몬드 품목에 대해 최대 1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기존에 6~7%에 불과했던 다이아몬드 관련 품목의 관세가 한순간에 수십 배 이상으로 급등한 것이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단순히 미국 국내 산업 보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이아몬드 가공 및 수출을 기반으로 한 여러 국가들의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인도,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가공국… 수출 급감

인도는 전 세계 다이아몬드의 약 90%를 컷팅 및 폴리싱(가공)하는 핵심 국가다. 구자라트(Gujarat)주 수라트(Surat) 지역을 중심으로 수십만 명의 인력이 이 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다이아몬드는 인도 수출 산업 중에서도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 강화 조치 이후, 인도의 다이아몬드 수출은 급락하고 있다. 인도 보석보석류수출촉진위원회(GJEPC)에 따르면 2024/25 회계연도 기준, 인도의 컷 및 폴리싱 다이아몬드 수출은 전년 대비 16.8% 감소한 133억 달러로 집계되었다. 이는 거의 20년 만에 최저 수준이며, 인도 다이아몬드 산업의 위축을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다.

인도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나서는 동시에, 자국의 수입 관세를 낮춰 상호주의 보복을 피하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업계는 정부에 “인도가 먼저 관세를 완화하여 미국의 보복성 관세를 완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동시에 새로운 수출 시장 확보와 기술 고도화를 통한 돌파구 모색도 이어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생산광산 판매 연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생산국으로, Petra Diamonds와 같은 글로벌 광산 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Cullinan 광산은 세계적인 고품질 다이아몬드를 산출하는 대표적인 광산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Petra Diamonds는 Cullinan 광산에서의 다이아몬드 판매 일정을 연기했다.

회사는 “시장 가격 하락 및 미국 시장 접근의 어려움으로 인해 판매를 연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Petra Diamonds의 2025년 총 매출은 전년 대비 25% 감소한 1억 300만 달러로 집계되었으며, 주가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는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한 국제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며, 다이아몬드 산업의 회복을 위한 재정 지원도 논의되고 있다.


유럽연합, 보복 관세 카드 만지작

유럽연합(EU) 역시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철강과 알루미늄에 이어 다이아몬드 및 귀금속에까지 미국의 고율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EU는 미국산 보석류에 대한 보복 관세를 검토 중이다. 유럽연합이 고려 중인 보복 관세 규모는 최대 284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미-EU 간 무역 관계에 새로운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럽 보석산업협회는 “미국의 보호무역은 글로벌 가치사슬을 훼손하며, 결과적으로 소비자 가격 상승과 산업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동시에 유럽 내부에서는 보석 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와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글로벌 보석 시장, 대혼란의 서막

미국의 관세 정책 강화는 단기적인 수입 억제 효과 외에도 글로벌 보석 시장의 구조 자체를 흔들고 있다. 특히 소비의 중심지인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는 생산국과 가공국 전반에 걸쳐 매출 하락, 실직, 산업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각국은 미국과의 양자 협상 또는 WTO 제소 등 다양한 대응을 시도하고 있으나, 당분간 시장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다이아몬드 산업은 단순한 사치품 산업이 아니라 수백만 명의 노동자와 수출 기반 경제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글로벌 공조와 합리적인 무역 질서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