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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슈

호주, 산불 후 헬기로 코알라 700마리 살처분…논란 확산

by thenofaceissue 2025. 4. 29.

코알라 사진

 

  2025년 4월 말, 호주에서 전해진 충격적인 소식은 전 세계 동물 보호론자들과 환경 운동가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가 최근 부즈빔 국립공원 화재 이후 헬기를 동원하여 약 700마리의 코알라를 총으로 쏴 살처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도적 안락사’라는 명분 뒤에 숨겨진 잔혹한 방식과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은 호주 정부의 야생동물 관리 정책의 윤리적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동시에, 인간의 개발과 기후 변화로 인해 위기에 처한 코알라의 현실을 다시 한번 냉정하게 직시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1. 부즈빔 국립공원의 비극, 그리고 코알라 살처분 결정

사건의 발단은 최근 호주 빅토리아주 부즈빔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이었다. 극심한 가뭄과 고온 현상으로 인해 발생한 산불은 광범위한 지역을 휩쓸고 지나갔고, 수많은 야생동물의 서식지와 먹이 공급원을 파괴했다. 특히 느린 움직임과 특정 유칼립투스 잎에만 의존하는 코알라들은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큰 피해를 입었다.

산불 이후, 빅토리아주 정부는 생존한 코알라들의 상태를 평가한 결과, 상당수가 심각한 화상과 탈수, 영양실조 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자연 상태로 돌아가 생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부는 고통받는 코알라들의 인도적인 안락사를 결정했고, 그 방법으로 헬기에서 총을 쏴 살처분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정부는 이러한 결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첫째, 산불로 인해 서식지와 먹이를 잃은 코알라들은 극심한 고통 속에 놓여 있으며, 더 이상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인도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둘째, 부즈빔 국립공원의 지형이 매우 험준하고, 생존한 코알라들이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어, 수의사들이 직접 접근하여 안락사를 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헬기를 이용한 살처분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신속하게 안락사를 진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주장했다.

2. ‘인도적 안락사’ 논란, 잔혹한 방식에 대한 비판

그러나 빅토리아주 정부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동물 보호 단체와 여론의 비판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헬기에서 총으로 코알라를 쏴 살처분하는 방식 자체가 극도로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라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첫째, 헬기에서 움직이는 작은 목표물을 정확하게 사격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코알라들이 즉사하지 않고 고통스럽게 죽어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총알이 급소에 맞지 않을 경우, 코알라들은 심각한 부상을 입고 오랜 시간 동안 고통 속에 신음해야 할 수도 있다. 이는 정부가 주장하는 ‘인도적인 안락사’의 취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둘째, 헬기 소음과 갑작스러운 위협에 코알라들이 극도의 공포와 스트레스를 느꼈을 것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미 산불로 큰 트라우마를 겪은 코알라들에게 헬기를 이용한 살처분은 더욱 끔찍한 경험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셋째, 다른 인도적인 안락사 방법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수의사들이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지역으로 코알라들을 유인하거나, 마취총을 사용하여 포획한 후 안락사를 시행하는 등 다른 대안이 존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비용과 시간 등의 효율성만을 고려하여 가장 잔혹한 방식을 택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3. 근본적인 책임 회피 논란, 정부의 안일한 대처 비판

이번 코알라 살처분 논란은 단순히 안락사 방식의 문제를 넘어, 호주 정부의 근본적인 야생동물 관리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많은 이들은 정부가 산불 예방과 코알라 서식지 보호에 소홀했던 점을 지적하며, 사후 처리 방식에만 급급한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난한다.

호주는 매년 극심한 산불 시즌을 겪고 있으며, 기후 변화로 인해 그 강도와 빈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코알라와 같은 멸종 위기종의 서식지를 보호하고, 산불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데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코알라의 개체수 감소는 서식지 파괴와 먹이 부족 등 인간의 개발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부는 무분별한 개발 행위를 규제하고, 코알라 서식지 보존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번 코알라 살처분은 정부의 소극적인 야생동물 관리 정책이 초래한 비극적인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4. 국제 사회의 비판과 윤리적 논쟁의 심화

호주 정부의 코알라 살처분 소식은 국제 사회에도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코알라는 호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야생동물이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존재이다. 이러한 코알라를 헬기에서 총으로 쏴 죽였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큰 슬픔과 분노를 안겨주었다.

국제 동물 보호 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호주 정부의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인도적인 안락사 절차와 야생동물 보호 정책의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과 코알라를 추모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호주 정부에 대한 국제적인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야생동물의 안락사에 대한 윤리적 논쟁을 다시 한번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고통받는 동물의 생명을 존엄하게 마무리하는 ‘인도적 안락사’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방법과 절차가 과연 윤리적으로 정당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간의 잘못으로 인해 고통받게 된 야생동물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며, 어떻게 인도적으로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 끝나지 않은 논란, 호주 정부의 책임과 과제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의 코알라 헬기 살처분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인도적인 안락사였다고 주장하지만, 그 방식의 잔혹성과 근본적인 책임 회피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호주 정부는 다음과 같은 과제를 안게 되었다. 첫째, 야생동물 안락사에 대한 명확하고 인도적인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산불 예방 및 초기 대응 시스템을 강화하고, 야생동물 서식지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셋째, 기후 변화로 인한 야생동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국제 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코알라는 단순한 야생동물이 아닌, 호주의 소중한 자연유산이자 전 세계인이 함께 보호해야 할 생명이다. 이번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호주 정부는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보다 근본적이고 인도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국제 사회 역시 지속적인 관심과 압력을 통해 호주 정부의 변화를 촉구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코알라를 보호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부즈빔 국립공원의 코알라들의 넋을 기리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