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브랜드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가 2024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고 있다.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IICombined)는 2024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 7,891억 원, 영업이익 2,338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9.7%, 54.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수치로, 국내 안경·아이웨어 업계는 물론 패션·뷰티 산업 전반에서도 주목할만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 매출만 3,000억 원대…글로벌 브랜드 위상
젠틀몬스터의 이번 실적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바로 해외 시장에서의 눈부신 성장이다. 전체 매출 중 약 40%에 해당하는 3,156억 원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일본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각각 500억 원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국내 매장 소비를 포함할 경우, 전체 매출의 60~70%가 실질적으로 외국인 소비자에 의해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는 젠틀몬스터가 단순히 국내 브랜드의 범주를 넘어, 글로벌 소비자들의 패션과 트렌드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브랜드 전략: 감성 자극 + 실용성
젠틀몬스터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정체성과 철학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전략은 독특한 매장 구성이다. 매장 하나하나가 미술관 또는 설치미술 전시장처럼 구성되어 있으며, 고객은 안경을 착용해보기 전에 이미 매장 공간 자체에서 브랜드의 예술적 철학을 경험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블랙핑크의 제니, BTS 뷔 등 글로벌 셀러브리티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MZ세대 및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쿨한 브랜드’로 각인되었다. 이러한 브랜딩 전략은 단순한 제품력이 아닌, 감성적 경험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니즈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북미·유럽 공략도 본격화
젠틀몬스터는 이제 아시아 시장을 넘어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젠틀몬스터는 세계 최대 안경 브랜드 그룹인 이탈리아의 룩소티카(Luxottica)와 협력 관계를 맺고 북미 유통망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일본 도쿄,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등 세계 주요 도시에도 직영 매장 오픈을 계획 중이며,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리테일을 동시에 강화하는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제품력 + 문화 콘텐츠 융합
젠틀몬스터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단순한 안경 브랜드’로 머무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브랜드는 안경을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승화시켰다. 선글라스, 광학 안경에 패션성과 아트 요소를 가미했고, 매 시즌마다 새로운 아트 컨셉을 내세운다.
또한, 브랜드 산하에 화장품 브랜드 ‘탬버린즈(Tamburins)’와 향 브랜드 ‘누드프로젝트(Nudake)’를 함께 운영하며, 젠틀몬스터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 브랜드 또한 글로벌 MZ세대에게 인기를 끌며 전체 실적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도전과 기회: 글로벌 경쟁 속 젠틀몬스터의 위치
아이아이컴바인드는 “향후 몇 년간은 북미 및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브랜드 확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톰포드, 디올, 셀린느 등 기존의 하이엔드 브랜드들과 나란히 진열될 수 있을 만큼의 제품력과 브랜딩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실적과 글로벌 고객들의 반응을 보면, 젠틀몬스터는 충분한 잠재력과 브랜드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럭셔리 아이웨어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젠틀몬스터의 2024년은 실적과 브랜드 인지도 모두에서 도약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단순히 안경을 파는 브랜드를 넘어, 예술과 감성을 파는 문화 기업으로 성장한 젠틀몬스터는 앞으로도 K패션의 글로벌화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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